어느 50대 가장의 솔직한 후회
나는 올해 50대에 접어든 가장이다.
돌이켜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이 벌던 시절은 40대 중후반이었다.
프로젝트, 외주 일까지 겹치며 매달 수입이 1천만 원을 넘긴 달이 여러 번 있었다.
내 손으로 가족을 먹여살릴 수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고
당시만 해도 '나는 그래도 잘 살고 있는 펀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한 가지 묘한 공허함이 남는다.
그 시절 그렇게 많이 벌었지만,
결국 통장에 남은 돈은 별로 없었다.
수입이 많으면 여유로워질 줄 알았다
한 달에 천만 원이 들어오면,
이 중에서 4~5백만원 정도는 무조건 남을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그와는 정반대였다.
당시의 내 삶은 이랬다.
- 아들 학원비, 영어캠프, 피아노 수업
- 아내가 챙기는 양가 부모님 병원비
- 명절 선물, 경조사비, 조카용돈
- 대출 이자, 관리비, 자동차 할부금
- 여름엔 제주도 한번 가자며 예약한 숙소
- 이제는 나도 골프를 배워볼까 하며 끊은 레슨비
이 모든 게 '우리 가족의 당연한 삶'이었다.
지금 와서 잘못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냉정히 말하면
그 시절 내 삶에는 '저축'이라는 항목이 없었다.
구조 없이 버는 대로, 쓰는 대로
나는 항상 '이번 달은 좀 많이 나갔지만, 다음 달엔 좀 괜찮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따로 예산을 세운 적도, 지출을 정리해 본 적도 없었다.
자동이체로 나가는 보험료, 통신비, 학원비만 해도 한 달에 300만 원은 족히 넘었다.
그 외에 '그때 그때 필요한 돈'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빠져나갔다.
통장에 돈이 들어오면 잠깐 넉넉했다가,
15일 즈음만 되면 카드값으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나는 이만큼 버니까, 이 정도는 써도 돼'라는 생각이 습관이 되었다.
돈은 흘러갔다. 한 달이 지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돈을 모으지 못한 가장 큰 이유
지금 돌이켜보면 문제는 명확하다.
수입이 부족한 게 아니라, 시스템이 없었다는 점이다.
아무리 많이 벌어도
그 돈이 '저축'이나 '투자;로 자동으로 이동되는 구조가 없으면
결국은 쓸 수 있는 돈이 되고 만다.
그리고 사람은 이상하게
쓸 수 있는 돈은 결국 다 써버리게 된다.
나는 그 구조를 만들기 못했다.
그때는 '지금이 아니면 언제 쓰겠냐'는 말이 달콤하게 들렸고,
'아이들도 아직 어리고, 나도 일하니 괜찮다'고 합리화했다.
그러다 보니 모인 돈은 없고, 지나간 시간만 남았다.
통장은 현재를 기록하지 않는다, 습관을 기록할 뿐이다.
나는 지금도 그 시절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가족과 함께한 시간들, 여행, 외식, 선물들
그 순간순간은 모두 소중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게 깨달았다.
많이 번다고, 많이 남지는 않는다는 것.
아무리 월 수입이 1천만원이 넘어도
돈이 머무는 구조가 없다면
1년을 다 채워도 5천만원도 남기 어렵다.
돈은 결국,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흘려보내는 것이다.
그걸 막지 못한 건, 그저 내 준비 부족이었다.
킨토노미, 1분 투자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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